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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생 60년, 거장의 나눔

오세영 화백이 전하는 ‘공존과 희망’의 메시지

오세영 화백
기증 작품 [최후의 만찬] 옆에서 오세영 화백

“병원에 걸릴 제 그림이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잣집 거실에 걸려있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겠지요.”

한국 목판화 예술의 위상을 떨치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온 오세영 화백이 지난 10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역작 4점을 기증했습니다. 목판화 [숲속의 이야기(The story of forest)] 시리즈 2점과 [최후의 만찬], [심성의 기호]입니다. 세작품 모두 남다른 사연을 품은 그림입니다. 공존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숲속의 이야기
[숲속의 이야기]

역작 [숲속의 이야기], [최후의 만찬]등 기증

[숲속의 이야기]는 1979년 세계적인 판화전인 영국 국제 판화비엔날레에서 최고의 영예인 옥스포드 갤러리상을 수상한 작품이자 오 화백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입니다. 여명이 비치는 새벽녘, 나무줄기에 새겨진 사람의 모습과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새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자연과 인간은 함께 어울려 사는 존재라는 걸 일깨워줍니다. 오 화백은 “현대 인간이 정신적인 자기생활 없이 방황하는 모습과 물질문명에 야위어가는 인간상을 묘사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성 회복과 물질문명에 대한 저항은 오 화백의 주된 작품세계였습니다. [숲속의 이야기] 시리즈는 이후 20여 년 동안 이어집니다. 기증 작품에 포함된 또 다른 [숲속의 이야기]는 1999년 작입니다.

[최후의 만찬]은 1992년 독일 국제미술공모전에서 최우수작가상을 안겨준 판화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죽음과 직면했던 경험 끝에 탄생했습니다.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중 선생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겨울로 접어들 즈음이었고, 예상치 못한 폭설이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눈발을 뚫고 자동차를 몰았으나 그만 광활한 대지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 끝에 오 화백은 구조대가 연기를 볼 수 있도록 차에 불을 지르기로 결심합니다. 절절한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하늘이 응답했는지, 소방 헬리콥터 소리가 가깝게 들렸습니다.

“헬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이 떠올랐습니다.”

평생 예술혼이 깃든 작품과의 인연

올해 팔순인 오세영 화백은 화가인생 60년 동안 수많은 판화와 회화를 남겼습니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명문 미술학교인 프랫(PRATT) 대학원 회화과와 미국 펜실베니아 미술대학원에서 수학했습니다. 미국, 독일, 스페인, 러시아 등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어 평론가와 미술애호가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습니다.

오 화백은 지난 2014년 춘천에 오세영미술관을 완공하고,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업 55년을 기념해 출간한 작품집엔 이런글이 눈에 띕니다.

오세영미술관
춘천 오세영미술관

“I am that I am. 나는 나다. 55년 그림과 함께 한 나의 생,결국 점(店) 하나 긋고 보니 바로 그것이 내 마음의 거울이 되어 와 닿는다.”

선생의 평생 예술혼이 깃든 작품들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 그림들은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안겨줄 것입니다. ‘공존과 희망’의 울림이 병원에 가득하길 기대합니다.